2025/07/08

이전 글인 「AI 시대, '붉은 여왕 효과'를 넘어 성장으로...」에서, A/B Testing에서 AI에게 실험 설계를 위임하는 아이디어를 이야기한 바 있다. 만약 성숙도가 높아 A/B Testing을 하는 영역이 그동안 무엇을 하더라도 큰 변화를 만들어 내기 어려운 영역이었다면, 과연 사람도 해내지 못했던 창의적 변화를 AI가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AI는 인간보다 창의적일 수 있을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해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창의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전에 누구도 본 적 없는 것을 완전히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서로 무관해 보이는 개념을 연결해 전혀 다른 맥락을 만드는 것이다.

내가 관심을 갖는 창의성은 두 번째다. 아무도 연결하지 못했던 것을 연결하는 힘. 이 연결은 단순한 조합이 아니라, 기존의 사고방식에 작은 틈을 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창의적 사고는 인간에게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밥을 우유에 말아 먹는다”고 하면, 대부분은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밥과 우유는 우리의 경험 속에서 함께 떠오르는 조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기업이 A/B Testing을 열심히 수행하지만, 창의적인 가설 자체를 세우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 듯하다. 실험은 반복되지만, 접근은 익숙한 것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AI는 어떨까?

나는 익숙하지 않은 창의적 연결을 만드는 데에서 AI가 오히려 강점을 가진다고 본다. 예를 들어 OpenAI API를 살펴보면 temperature라는 파라미터 값이 있다. 이는 생성 결과의 창의성, 혹은 임의성을 조절하는 파라미터로, 값이 낮을수록 정답에 가까운 보수적인 결과를, 값이 높을수록 정답이 아닐 수도 있는 다채롭고 새로운 결과를 생성한다.

만약 오랜 시간 변화가 없던 영역이라면, AI의 temperature 값을 낮춰 가설을 세우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AI는 인간처럼 성격이나 환경에 따라 사고방식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 단 하나의 파라미터만 조정해도 완전히 다른 방식의 사고를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AI는 ‘창의성의 모드 전환이 가능한 존재’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창의성은 실패를 동반한다. 생소한 연결은 낯설고 어색하며, 대부분은 적중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AI는 지치지 않는다. 실패하더라도 감정적으로 후퇴하지 않고, 계속해서 시도할 수 있다. 사람이 방향을 제시하고, AI가 거기에 창의성을 발휘하는 형태로 일하다 보면, 언젠가는 누구도 떠올리지 못했던 새로운 발견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